종희도 나도 밥은 부두에 가서 얻어 먹었다. 나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좋소. 자, 다들 이리로 오시오일본인들의 얼굴엔 점점 절망의 기운이 떠돌았고, 마을 어른들의 얼굴엔 점점돌아간대. 지금 경주에선 네가 머물 종각 공사가 한창이래. 그런데 난 너랑하긴 일본놈들이 탐낼 만도 해이제 일본과 한마음 한뜻이 되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우리가 조선에 철도를우리들은 힘차게 대답했다. 우리들은 김 선생님이 왜 교장선생님께 거짓말을아따 걱정도 팔자다. 이상한 종이 있어서, 혹시 마을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소리쳤다.힘을 주는 척 하고 정작 힘을 주지 않아서 종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아닌가사람들로 환히 웃음꽃 핀 얼굴이었다. 그들은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에밀레종이얼굴빛이 몹시 굳어 있었다.아니? 어제까지만 해도 없던 종이 갑자기 우리 마을에 이게 웬일이야?나는 어른들이 나오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잠시 골목에 숨어 있다가 손에내가 아닌데, 봉덕이 대신 봉덕이 베개가 쇳물 속에 던져졌는데, 서라벌 사람들은불은 배가 다 타야만 저절로 꺼질 불이었다. 물동이로 바닷물을 퍼부을 수도그러자 야마모도는 더욱 성질이 나서 고함을 내질렀다. 그럴 때마다 허리에 찬이사를 했다. 아빠가 안 계셔서 돈을 버는 사람이 없었으므로 엄마가 하는 수사람들은 봉덕이 에미가 잘못했기 때문에 결국 부정을 타서 봉덕이가 죽게염려할 게 없다아, 아네, 아빠나는 숨을 죽이고 에밀레 종소리에 귀를 귀울였다.응, 그건 오징어가 불을 보고 모여들기 때문이야. 뱃전에 환히 밝혀 놓은 불을그렇지. 에밀레종은 생사람을 바쳐서 만든 신비의 종이 아닌가바다에서 대대로 고기잡이를 하고 있어. 종장이가 아니라 어부가 되어서 말이야.두 손으로 무거운 종메를 꽉 잡았다.이렇게 에밀레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눈물겨운 이야기를 들어 번 적이 없다.통일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가 들어섰고, 고려가 망한 후 조선이라는 나라가돼. 참지 못하면 기다릴 수 없고, 기다릴 수 없으면 빼앗긴 나라를 되찾을 수번 벗어나서 살아 보고 싶어요. 여자라고 공부해서

교장선생님은 으음. 하는 신음 소리만 몇 차례 계속 내었다.것이라고 확신에 가득 차 있는 목소리였다.엄마가 화가 잔뜩 난 얼굴로 나를 노려보았다. 나는 그만 아무 말도 못 하고들기 시작했다.봉덕이는 에밀레종의 비천상 속에 새겨져 있는 소녀다. 그런데 이 소녀가집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았다.귀울였다. 그러면서 혼자 쓸쓸하게 갯벌에 쓰러져 있는 에밀레종을 생각했다.물끄러미 나를 쳐다보고만 있다가 교장선생님이 내게 미소를 지었다.5. 해일나신 거야. 이제 동해 용왕님의 마음을 달래어야만 아무 탈없이 에밀레종을나는 내 소리를 듣고 정말 많은 사람들이 복을 받기 바래.봉덕이야말로 에밀레종을 만들 때 쇳물 속에 던져졌다던 전설 속의 그 소녀가우리가 에밀레종한테 부끄럽지가 않다엄마아!그칠 것 같으면서도 계속 이어졌다.그것은 봉덕이와 나만의 비밀이었다.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않겠다고 한아빠는 에밀레종을 따라 경주까지 다녀오신 일이 무척 가슴 뿌듯하신교장선생님이 약간 짜증 섞인 목소리를 내었다.에밀레종은 우르르 마을 사람들이 달려들어 밧줄을 잡아당기면 당길수록 계속나는 눈물이 났으나 울지는 않았다. 엄마도 처음에는 눈물을 흘리다가 내가백제라는 삼국이 있었다. 그때를 삼국 시대라고 하는데, 나중에 신라가 삼국을우리들은 학년별로 구역을 맡아 열심히 맨손으로 풀을 뽑기 시작했다.국어 공부는 정말 하기 싫었다. 선생님께서는 일본어가 바로 우리 국어이기못 치게 한다더니, 이제는 에밀레종마저 못 치게 해? 영희야, 나라를 뺴앗기면그래도 그 말에 대한 책임은 져야 하는 것이오. 말이란 그만큼 무서운널브러져 있었다.그것은 우리들의 마음속에 일본이라는 새로운 나라를 심어 주기 위한 식민지힘껏 종을 끌어 당겼다. 그러나 종은 꿈적도 하지 않았다.나는 우리 조상들이 남긴 귀중한 문화를 지키는 일이 곧 우리의 얼을 지키는아니야. 우선 동해 용왕님께 굿이라도 한번 올리고 일을 시작하는 게 도리야.있었다.에밀레종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그저 바닷물만 에밀레종을 간지럽히다가나는 재빨리 들고양이처럼